<늘푸른나무/서양인들이 본 개화기 조선, 조선인들/2015년 2월>

서양인들이 본 개화기 조선과 조선인들(14)

그리피스의 <은자의 나라 한국>에서 <초기의 한미관계>를 소개한다. 그리피스는 미국과 조선이 관계를 맺기 시작한 계기가 조선의 전통적인 귀한 약재인 인삼과 코네티컷과 매사츄세츠주에서 인디안들에 의해 채집된 인삼이 1757년 이전에 북경과 광동에서 어깨를 겨루면서 시작되었다는 흥미로운 견해를 보이고 있다

즉 오래전부터 조선의 인삼은 중국을 중심으로한 아시아 일대에서는 신비로운 약재로 상인들은 이로부터 막대한 돈을 벌었는데 갑자기 인삼을 중심으로한 조선의 상권이 갑자기 무너졌는데 그것은 매사츄세츠의 인디안들이 주위에서 싱싱한 인삼들을 발견하여 알바니로 가져와 네델란드 상인들에게 헐값에 넘기는 바람에 이들은 영국 동인도회사를 거쳐 북경으로 수출함으로 북경의 인삼값이 폭락하고 조선의 전매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인디안들은 열심이 인삼을 찾아 다녔고 품질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하여 싼값의 미국산 인삼이 조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초기의 한미관계

매사츄세츠의 서쪽 끝에서 나온 상품(인삼)이 조선이나 중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지 30년도 못되어 이번에는 극동에서 나온 한 나무 앞파리가 그 반대 지역에 있는 식민지로 반출되면서 또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는데 이는 상업적인 것과는 훨씬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메사츄세츠에서는 광동에 인삼을 수출했지만 중국은 매사추세츠에 차(tea)를 보내고 있었다. 중국에서 온 차는 인디안처럼 옷을 입고 화장을 한 사람들에 의해 바다속으로 던져졌으며 그리고는 독립전쟁이 발발하였다.

독립전쟁이 종식되자 죤 그린 선장(John Green)은 중국의 엠프레스호를 타고 1784년 2월 22일에 뉴욕항을 떠났다. 그 배의 화물 관리인인 쇼(Samuel Shaw) 소령은 정부의 지원이나 승인 없이 1786년 한때와 1787-1788년을 꼬박 광동에서 살면서 미, 청 교역을 개시했다. 1789년에 일시귀국했던 쇼 소령은 워싱턴 대통령으로부터 영사로 임명되자 그는 전혀 새로운 선박인 매사츄세츠 호(Massachysetts)을 타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 배는 미국 시민에 의해 건조되고 운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소유하고 있는 배였다. 광동에 도착한 그는 이미 1790년까지는 영사로 재직했음이 확실하며, 이미 그가 죽은 1794년까지 재직했을지도 모른다. 이 초대 청국 주재 미국 영사는 “본국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봉급이나 수당도? 받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의회로부터 인준을 받았다. 독립 정신과 가상한 야심에 부풀어 오른 신세계의 꿋꿋한 시민들은 “미국인들은 차를 마셔야 한다. 그러니 값진 인삼을 처분할 수 있는 가장 수지 맞는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차를 마시기 위한 교환물로 조선인이 함께 접촉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인삼과 차였다.

목화는 중국에 수출되는 원자재의 두번째 물품인데, 그 거래는 1791년부터 시작되었다. 아편전쟁 이후 무역이 확대됨에 따라 1842년에 미국은 물품을 실은 상선이 앨라바마에서 광동으로 직행했다. 지금이야말로 미국은 일본, 조선과 통상해야 하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몇 사람의 머릿속을 비추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생각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최초의 인물은 뉴욕 제11선거구 출신의 하원의원 프래트(Pratt)였다. 1845년 2월 12일 해군문제위원회 의장의 자격으로 그는 일본과 조선에 사절단을 파견함으로써 미국의 통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하원에서 제안 설명을하면서 “일본제국 및 조선왕국과 효과적인 통상교섭을 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인은 제안하는 바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당시는 이미 멕시코 전쟁의 암운이 목전에 다가와 있었으며, 그 검은 그림자 밑에서 미국의 일부 해군을 파견한다는 것은 의문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에 프래틍의 제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프에부로호(Pueble)의 선장인 글린, 비들, 로저스 그리고 심지어는 페리 등 미국의 해군제독 중 어느 누구도 조선의 해안을 탐험한 것 같지는 않았다. 페리 제독은 자신이 쓰고, 동행했던 호크스가 편집한 미,일의 통상교섭 기록에서도 그 인접 왕국에 관해 거의 언급한 바가 없다. 사실상 당시 이 비경의 나라는 요세프스가 언급한 코리어(Corea) 또는 인도에 있는 동일 명칭의 지명 정도로 밖에 는 알고 있지 못했다.

미국과 청일 사이에 교역이 증가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서 미국의 상선들이 상해, 지부, 천진 그리고 황해의 북쪽에 있는 우장 및 일본의 항구를 왕래하게 됨에 따라 조선의 해역을 항해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조만간에 조난 사고도 발생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럴 경우 조선의 연안에 표착한 미국의 난파 선원들의 인도적인 처우도 미국의 정부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등장하게 되었는데, 이는 지난날 대일교섭의 경우와 그 예가 같았다. 빗방울은 일단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억수처럼 쏟아졌다. 불과 1년 동안에 조선 정부는 난파된 미국 선원들을 구원해 주었고 한 번은 도적질한 사람에게 총을 쏘아대었으며, 또 다른 한번은 침략자를 죽이고 모독함으로써 그들의 정책은 놀라운 예를 보여주었다.

1866년 6월 24일 미국의 범선 서프라이즈 호가 조선의 연안(황해?)에서 난파되었다. 그 당시로서는 이양선의 접근은 특히 위험시되었기 때문에 선원들은 프랑스인으로 오인되어 충성심에 들끓는 주민들에게 살해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켈스린 선장과 그의 선원들 그리고 중국인 요리사는 처음에는 당지의 수령에 의해, 그 다음에는 서울에서 파견된 관리에 의해 자세하게 심문을 당한 다음 친절한 대접을 받았다. 그들은 식량, 의복, 약품 그리고 담배까지도 보급을 받았다. 대원군의 명령에 의해 그들은 말을 타고 의주로 호송되어 거기에서 푸짐한 음식 대접을 받고 변문까지 안전하게 안내를 받았다. 그 후 그들은 봉천을 지나는 어려운 여행 끝에 우장에 이르러 미국 영사관에 도착했다. 이들이 봉천에 머무는 동안 친절을 베풀어 준 질리 신부에게 의회는 금시계를 선물할 것을 결의했다. 조선 정부의 공문의 한 귀절에 의할 것 같으면 또 다른 미국 선박의 승무원들이 조난되어 친절하게 대접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 그것이 어떠한 상황하에서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해 우리는 아는 바가 없다. 제너럴 셔먼호(General Sherman)사건에 관해서는 자세하게 알려진 것이 있다.

제너럴 셔먼호(General Sheman) 사건 전말

제너랄 셔만호는 미국의 범선으로 선주는 프레스틴이었다. 그는 건강을 위해서 항해를 하고 있었다. 이 배는 천진에 있는 영국상사인 메도우산사 소속으로서 1866년 7월 천진에 입항했다. 물품의 하역작업이 끝나자 회사와 선주는 면직물, 유리, 아연판 등 조선에서 팔 수 있는 물건들을 선적한 다음 조선과의 통상교섭을 위한 시험 항해를 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7월 29일 천진을 출발한 제너랄 셔먼호는 지부에 기항하여 젊은 영국인인 호가드와 조선의 화폐에 관한 지식을 갖고 있는 한 중국인 화폐감정인을 태웠다. 선주 프레스턴, 선장 페이지 그리고 그의 친구인 윌슨은 미국인이었다. 토마스 목사는 지부에 있는 조선의 도망자로부터 조선어를 배웠을뿐만 아니라 중국의 정크를 타고 황해를 항해한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자기의 조선어 실력을 닦기 위해 한 여객으로서 승선했다.

*토마스(Rev. Thomas:1839-1866) 런던선교회 소속의 목사. 런던대학 신학과를 졸업한 후 상해 지부 등지에서 선교하다가 조선의 천주교 박해 소식을 듣고 조선 입국을 결심. 1865년 백령도에 상륙해 2개월을 지낸 후 중국으로 돌아갔다. 1866년 셔먼호를 타고 왔다가 피살되었으며 1932년 그를 추모하기 위해 그가 죽은곳(평양)에 조왕교회가 설립되었다.

이런 일이 있기 며칠 전에 토마스 목사는 선교요원의 자격으로서 한반도에 들어가자고 제의한 바 있었다. 리텔 주교를 지부까지 수행해 윌리엄스 박사를 만난 바 있는 조선 사람들은 토마스 목사의 길잡이가 되겠노라고 자청했으며 이에 토마스 목사는 그들과 함께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미국의 함대를 타고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오자 그는 계획을 바꾸었다. 함대를 타고 가면 원정의 의미가 있으니 그러지 말라는 친구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너럴 셔만하에 동승했다가 참변을 당했다.(번역자 신봉룡 주)

승무원들은 평화적인 통상을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만큼 중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애당초부터 그들의 항해 성격은 의심스러운 것이었다. 여러 왕조의 왕들이 묻혀 있는 평양의 왕릉은 순금으로 되어 있다고 중국에는 소문이 나 있던 터이니만큼 그들의 항해는 그 금을 어떻게 좀 얻어보려는 속셈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가히 짐작할 수가 있다. 어쨋든 그 배는 상선이든 침략자이든 간에 지부를 떠나 대동강 어귀를 향해 서북쪽으로 항진했다(동북쪽이라야 맞다). 이들은 어귀에서 지부의 한 정크의 중국인 선장을 만났다. 중국인 선장은 제너랄 셔먼호 승무원들을 안내하여 강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을 응락했다. 그는 이틀 동안 네 차례의 조수를 맞으면서? 제나랄 셔먼호에 승선하고 있었다. 이틀이 지나 그는 제네랄 져먼 호를 떠나 대동강 어귀로 돌아와 자기 배를 타고 지부로 귀환해 매도우상사의 관계자를 만나서 안부를 전해 주었다. 그 불행한 무리들로부터는 그 이상의 직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다.

이와 같은 ‘시험적인 통상 항해’를 위해 선택한 시기가 공교롭게도 매우 불행했다. 예상했던 대로 프랑스인들이 쳐들여온 데 대해 조선 전역은 혼란이 일어났다. 조선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 백인을 본 적이 거의 없는 북부지방 사람들에게 있어서 외국인 옷을 입은 사람들이라면 어느 누구를 가릴 것 없이 프랑스인으로 취급을 받았으며, 심지어는 1875년 일본의 군함 운요호의 승무원들도 프랑스인으로 오인되었었다. 하물며 무장한 그 선박이 프랑스 군함으로 인식되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이 충성스러운 복수극의 목표물이 되었다. 한 기록에 의하면 승무원들이 모두 빠져 죽은 다음 조선인들은 제너럴 셔먼호의 갑판 승강구를 떼어 내어 불태웠다고 한다. 또 다른 기록에 의하면 승무원들은 모두가 목이 달아났다고 한다. 조선인들은 쇠를 얻기 위해 나무 제품들을 불태웠으며, 이양선에 대한 본보기로 대포를 노획해 두었다.

이와 같은 시기인 1866년에 유대인 상인인 오페르트는 기선 엠페레호를 타고 한강 어귀로 들어와서 몇 몇의 조선 기독교인들과 은밀히 만났는데 그들은 오페르트에게 라틴어로 글을 써주었다. 오페르트는 강화 유수와도 통교했으며 선장 제임스는 이때 매우 값진 지도를 작성했다. 한 달이 지난 9월에는 진자 프랑스 전함이 출현했다.

제너랄 셔넌호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로원 제독이 파견한 미국의 기선 와추세트호는 1867년 1월 14일에 지부에 도착했는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당시 그 배에는 제너랄 셔먼호를 어귀까지 안내했던 그 중국인 선장과 미국인 선교사 코르베트 목사가 통역으로 승선했다고 한다. 1월 21일에 지부를 떠난 그들은 1월 23일 황해도의 오목하게 들어간 지역에 위치해 있는 서해5도의 맞은편에 있는 큰 어귀에 닻을 내렸다. 그들은 이 어귀가 평양에 이르는 대동강의 어귀라고 오해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작성한 해도에서 보더라도 위도상 대청도는 대동강 입구에서 30분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닻을 내린 부근에 위치한 우도(牛島)의 관리를 통해 그들은 제너럴 셔먼호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의 관찰사에게 보내는 글을 발송하여 살인자들을 와추세트호의 갑판으로 데려오도록 요구했다. 평양은 그곳으로부터 약 75마일의 거리에 있었다. 그 편지는 아마 황해도 관찰사가 있는 해주로 전달된 것 같았다. 답장이 도착하기까지는 5일이 걸렸으며, 그동안 측량선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그들은 많은 주민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말하기를 제너랄 셔먼호의 승무원들은 평양의 주민들에 의해 살해된 것이며 관리의 선동은 없었다고 했다.

1월 29일에는 그 지방 어느 마을의 수령이 나타났는데 그가 등장하자 주민들은 몹시 두려워했다. 그와 대담이 이루어지고 그동안 슈펠트 사령관은 여러가지를 참고 견디었다. 세련된 미국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조선사람의 예법은 매우 오만불손했다. 그는 터무니도 없는 말을 했다. 인간적으로 볼 때 그는 “잔인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야만족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보였다. 조선 사람이 미국인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기록된 것이 없어 알수가 없다.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한 대담의 내용을 여기에서 자세히 거론할 필요는 없다. 미국인들은 정보도, 만족할만한 답변도 얻지 못했다. 조선 사람들이 되풀이해서 말하는 요지는 “속히 떠나라”는 것이었다. 자기의 책임 한계가 있는 슈펠트로서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더구나 날씨마저 고약해 어쩔 수 없이 되돌아오고 말았다.

1867년 북경 주재 미국 공사관의 서기관인 윌리엄스 박사는 조선에서 파견된 사신 1명을 만나는 데 성공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승무원들은 그 배를 지키거나 아니면 바로 세우기 위해 뭍에 올랐다. 주민들이 주위에서 몰려들어 오래지 않아 두 무리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고, 즉시 유혈충돌이 일어났다. 양인(洋人)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 개시되었고 모든 승무원들은 폭도들에 의해 살해되었다. 약 20명의 주민들도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다소 무모하고도 폭력적인 행동으로 주민들을 대함으로써 자신의 슬픈 운명을 신에 호소했으리라 추측할만한 점이 충분히 있다”고 윌리엄스 박사는 논평하고 있다. 윌리엄스 박사는 또한 제네랄 셔먼호의 길잡이 역할을 한 유와우타이라고 하는 중국인도 만났다. 그의 보고에 의하면 1867년 그는 선박의 동체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선체는 모두 물에 잠기어 있었다. 작도에서 온 한 조선사람이 그에게 들려준 바에 의하면 제네랄 셔먼호의 승무원들을 죽인 사람들은 그곳 주민들과 농부들이지 수령이나 군인은 결코 아니었다고한다.

제너럴 셔먼호 승무원들의 운명에 관해 아직도 무언가 알고저 하던 로원 제독은? 그들 중에 한 두명이 살아 투옥되어 있다는 풍문에 따라 1867년 5월에 또 다른 배를 파견했다. 이 배는 그때 착오 없이 대동강으로 항진했다. 미국의 기선 쉐난도아호의 선장 패비거는 이때 ‘대동강 어귀’를 탐사한 이외에도 제너랄 셔만호 사건에 관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밝혀 냈다.

2년 전에 한 이양선이 대동강에 도착했다. 그 지방의 관리들이 승선해 2명의 외국인 관리에게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그 외국인들은 “돌아보고 잠이나 자라”는 식으로 조선의 관리들을 전적으로 무시했다. 배 위에 있던 한 사람은 자기들끼리 ‘프랑스인 토니’라고 부르는 사람으로서 조선의 관리에 대한 말투가 매우 거칠고 무례했다. 조선의 관리들은 선원들을 친절하게 대해주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승무원들의 신변이 위험할 뿐만 아니라, 남의 나라에 무단히 입국한다거나 또는 여기에서 허가도 없이 통상을 한다는 것은 불법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인들은 강을 거슬러 평양까지 올라가서는 한 ‘고위 부관’의 배를 납치하고, 그를 사슬로 묶었으며, 다른 배를 훔치고 승무원들을 잡아가려 했다. 이에 격분한 평양의 주민들은 화승총과 대포로써 그 이양선을 공격했다. 주민들은 강 상류에서 불이 붙은 부선을 떠내려 보냈으며 심지어는 창으로써 육박전을 벌였다. 양인들은 죽을 힘을 다해 싸웠지만 끝내 조선 사람들이 그들을 짓눌러 버렸다. 드디어 불이 붙은 그 배는 비보와 함께 폭발했다.

물론 미국의 관리들은 이와 같은 설명을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제너럴 셔먼호 승무원들의 가장 가까운 친지들조차도 평양 주민에 대한 선원들의 잔혹하고도 모독적인 처사가 있었으리라는 의혹은 감출 수가 없었다. 몇몇 승무원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으며 또 써프라이스호애 대해 보여 준 조선 사람들의 호의를 기억하고 있는 미국인으로서는 편견 없이 공평한 사람이라면 제네랄 셔먼호의 승무원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살해되었다고 믿을사람은 거의 없다.

W.E.그리피스 지음, 신복룡 역주 <은자의 나라 한국(Corea:The Hermit Nation)>에서